요즈음 군대생활은 복무기간도 줄고 많이 좋아졌지만 예전에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군대 생활에서 힘든 것중 하나는 야간에 보초를 서는 일입니다.
낮시간에 힘든 작업을 하고 밤에 고단한 몸으로 곤히 자는데
한밤중에 일어나서 매일 2시간씩 보초를 서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요.
고참은 초번이나 말번에, 쫄병은 대부분 중간에 세우게 됩니다.
춥지 않을때는 그런대로 서 있을만한데, 영하 10도를 오르 내릴때는
보초를 서는 동안, 무료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아주 작은 소리로
초등학교때부터 중학교, 고등학교 그당시 유행곡인 "돌아와요 부산항에"까지
노래를 부르면 대충 한시간은 지나갑니다.
그때쯤 지나면 낮에 젖은군화는 얼어붙고 동상걸린 발은 마비가 오기 시작합니다.
내가 싫다고 군대 생활 안할수도 없고 33개월만 지나면
나도 군복무를 마칠수 있다는희망으로, 인내심으로 버텨야 하지요.
어두움에 둘러싸인 강원도 철원의 높은산에 보이는 것은
밤하늘에 촘촘히 떠 있는 별,
어린왕자나 알퐁스도데의 소설 "별"의 주인공이 되어보는 시간.
고독한 시간,
긴장과 적막이 흐르는 시간.
어쩌다 밝은 보름달이 뜰때면, 고향에서 어디서나 잘 보이는 저 달을 바라보고
계신 어머님이, 군대에 간 자식을 위해서 기도하고 계시겠구나 하는 생각에
많은 위로가 되었지요.
시베리아 포로수용소에서 끝까지 살아남은 사람들중 대부분은
사랑하는 가족이 있는 경우라고 합니다.
우리에게 사랑하는 가족이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입니다.
주변에 교회는 많이 있지만 가고싶은 좋은 교회를 찾기어려운데
우리에게 가고싶은 좋은교회, 섬김의 교회가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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